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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벌써 도는 '165㎞' 사사키 루머...차기 행선지는 SD? 다저스? 양키스?

지난겨울 메이저리그(MLB) 진출 여부로 뜨거운 감자에 올랐던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벌써부터 사사키 영입을 암시하는 관계자가 하나 둘 등장해서다.사사키가 올해 공을 던지는 곳은 미국이 아닌 일본이다. 그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일본프로야구(NPB) 정규시즌 니혼햄 파이터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6피안타 1볼넷 7피안타 1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쳤다.그런데 관심을 미국에서 끌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1일 "LA 다저스가 더 이상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몇몇 구단의 단장들은 세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사사키가 올 시즌 후 다저스와 계약한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사사키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 야구 통틀어 최고 재능으로 꼽히는 투수다. NPB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이 165㎞/h로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와 타이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엔 15경기에만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했고, 통산 3시즌 성적은 19승 10패 평균자책점 2.00이었다. 부상이 잦아 규정 이닝 경험이 없고 소속팀 롯데도 그를 아껴왔다.미국 현지는 이미 그를 주목한지 오래다. MLB 유망주 평가 매체인 베이스볼 아메리카(BA)도 사사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A는 그글 두고 "2025년 탑 100 유망주 랭킹 1위 후보 중 와일드카드가 있다"며 "스카우트의 관점으로 볼 때 사사키만큼 감탄과 찬사를 받는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최고 102마일, 평균 98~100마일의 직구를 던진다. 스플리터 역시 파괴력이 있다. 커터와 스위퍼성 슬라이더도 던진다"고 소개했다.매체는 또 "타자들은 사사키의 스플리터 때문에 공이 어덯게 들어올지 예측할 수 없다. 투구 감각과 타자를 상대하는 능력이 더 발전할 여지가 있지만, (그것 없이도) 그의 강력한 구종들은 이미 그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만든다"고 칭찬했다. 문제는 행선지다. 사사키가 25세를 넘기고 온다면 거액의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올 시즌 종료 후 온다면 국제 유망주로 분류돼 계약금이 최대 575만 달러(약 77억)으로 제한된다. 전 소속 구단이 받을 수 있는 이적료도 최대 144만 달러(약 19억3000만 원)에 불과하다. 롯데가 그의 포스팅시스템 신청을 아직 허락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반대로 말하면 그가 시장에 풀린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 투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현재 팀 연봉과 아무 상관없이 30개 구단 모두 달려들 수 있다는 뜻이다.현재까지 유력하게 여겨지는 구단은 두 곳이다. 일단 '친일'을 자처하는 중인 다저스다. 나이팅게일이 보도하기 전에도 다저스는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이미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후로 일본 대표팀 훈련지를 찾아 사사키의 투구를 관찰하고, 직접 그와 인사를 나누기까지 했다.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해 일본 내 폭발적 인기를 확보한 다저스는 사사키를 영입하면 단순 전력을 넘어 마케팅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전력 강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이팅게일은 "여러분은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워커 뷸러-더스틴 메이로 이어지는 다저스의 5인 로테이션을 상상할 수 있나"라고 전했다.물론 이 말은 정확하지 않다.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해 1선발로 기용 중이다. 뷸러는 올 시즌 후 다저스와 계약이 종료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올해 2선발로 시작한 '100마일' 투수 바비 밀러 역시 로테이션을 지키는 중이다. 다음 시즌에는 팀 프랜차이즈 클레이튼 커쇼도 정상 투구가 가능하다. 정확히는 오타니-글래스노우-야마모토-밀러-사사키-커쇼의 6선발 로테이션이 예상된다.지난 겨울 오타니(7억 달러) 야마모토(3억 2500만 달러) 글래스노우(1억 3650만 달러) 윌 스미스(1억 4000만 달러) 등 대형 계약을 연달아 체결한 다저스지만 사사키가 저연봉으로 온다면 부담 없이 전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다저스가 유일한 후보는 아니다. 최근 떠오른 곳은 역시 '친 아시아' 행보를 이어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일본 투수들의 '큰 형'인 다르빗슈 유가 뛰고 있고, 올 겨울에는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도 영입했다. 한국 선수인 김하성과 고우석까지 소속돼 있다.구단의 성향 때문에 샌디에이고가 거론되는 건 아니다. 사사키는 최근 샌디에이고 옷을 입고 일본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지난달 24일,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사장은 고인이 된 피터 사이들러 전 구단주의 추모식 행사 때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 중 한 명으로 사사키의 이름을 언급한 바 있다. 사사키와 어떤 공감대를 형성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입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 한 가지는 사실인 셈이다. 야마모토 영입전에서 패했던 뉴욕 양키스 역시 자존심 회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사사키는 프로 입단 때부터 다나카 마사히로(전 양키스)를 롤모델로 밝혀왔다. 지난해엔 NPB로 돌아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다나카와 합동 인터뷰를 통해 "다나카 선배는 야구를 보기 시작할 때부터 내가 동경하던 선수"라고 팬심을 고백하기도 했다. 사사키가 다나카의 행적을 밟길 원한다면 선택지가 양키스가 될 수도 있다. 양키스는 다나카뿐 아니라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 구로다 히데키 등이 거친 곳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사사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16:43
일본야구

예상 손해만 660억원…지바 롯데는 과연 '165㎞' 사사키를 미국으로 보낼까

사사키 로키(23)는 과연 언제까지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사사키는 지난 27일 연봉 협상을 마친 후 기자 회견을 열었다. 사사키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직전 도장을 찍으며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12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연봉 협상을 마친 선수가 됐다.다른 이도 아니고 사사키라 현지 매체들의 관심이 컸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불린 사사키는 최고 구속이 165㎞/h에 달하는 광속구 투수다. 지난해 선발 등판이 15경기에 불과했으나 7승 4패 평균자책점은 1.78에 달했다. 투구의 질만 따지면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MLB) 투수 역대 최장,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미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구로 MLB닷컴, 베이스볼아메리카 등 현지 매체들의 관심도 뜨겁다.하지만 사사키는 이제 막 프로 4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그마저도 한 시즌은 통째로 휴식, 1군에서 3시즌 등판에 그쳤다. 규정 이닝 소화는 아예 없다. 사사키를 단계적으로 키우고자 한 롯데 구단의 노력 덕분이다.그런 가운데 연봉 협상이 늦어졌고, 일본 매체들을 통해 '사사키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사키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따로 포스팅을 신청하지 않았고, 매년 해온 것처럼 구단과 MLB 진출 논의를 나눈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마쳤는데도 사사키의 해외 진출을 둘러싼 예측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와 같이 연봉을 8000만엔(7억 2000만원)으로 동결한 것도 '연봉은 동결하고 향후 조기 MLB 진출을 허락한 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을 수 있는 요소다.하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사사키를 일찍 보낼 시 손해가 막심하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28일 "사사키가 조기에 MLB 진출을 추진할 경우 롯데 구단은 최대 73억엔(약 66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주장했다.나름 일리 있는 추정액이다. 사사키가 만약 25세를 넘겨 MLB로 진출한다면 계약 규모에 따라 거액의 포스팅비를 롯데에 안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 야마모토와 계약한 다저스의 경우 그의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에 무려 5060만 달러(677억원)를 안겼다.사사키 역시 야마모토에 야마모토 못지 않은 계약 규모를 기대할 수 있는 '천재 투수'다. MLB닷컴은 사사키의 기자 회견을 두고 28일 "많은 이들은 야마모토보다 3살 어린 사사키가 더 나은 유망주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더 빠른 구속, 더 뛰어난 신체 조건 등 장래성을 높이 평가한 셈이다. 실제로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등 일본 선수들을 관찰하는 MLB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일찌감치 사사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평가가 높아도 25살이 되기 전 미국으로 간다면 의미를 잃는다.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25세가 되지 못한 선수는 포스팅시스템으로 이적해도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맺지 못한다. 이 경우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77억원)에 그친다. 롯데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도 최대 144만 달러(19억원)에 불과하다. 주니치 스포츠가 주장한 롯데의 손해액이 나온 근거다. 더군다나 사사키가 FA 계약을 맺을 수 있는 2026년 후까진 아직 3시즌이나 남았다. 매년 물가가 치솟는 MLB 시장을 고려하면 롯데는 충분히 더 큰 보상액을 기대할 수 있다.600억원은 NPB 기준으로도 엄청난 금액이다. 당장 올 겨울 나온 NPB 역대 최고 연봉이 10억엔(90억원)이다. 소프트뱅크 외국인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가 4년 40억엔(361억원)에 잔류하면서 나온 기록이다. 사사키가 야마모토처럼 '제 때' 나가준다면 받을 돈이 엔화로 75억엔에 달한다. 단적으로 비유해 오수나 두 명을 영입할 수 있는 액수다.사사키와 롯데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확실한 건 사사키의 진출 의지가 확고하고, MLB 구단들의 러브콜이 노골적이라는 사실 뿐이다. 사사키는 "일단은 2024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말도 전했다.만약 사사키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낸다면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조기 진출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도 달라질 수 있고, 롯데가 그를 막을 명분도 줄어든다. MLB의 러브콜도 더 강해질 게 분명하다. 롯데로서는 일단 사사키가 660억원이 아깝지 않을 활약을 펼쳐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8 20:31
프로야구

박병호 홈런왕 만든 한마디, ‘왕조 유격수’도 움직인다 [IS 인터뷰]

“편하게 해라.”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한마디가 홈런왕을 만들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37)는 이 한마디를 듣고 부활에 성공, 에이징커브 오명을 딛고 홈런왕(35개)에 등극했다. 믿음과 배려가 담겨있는 이 짤막한 한마디가 위축됐던 베테랑의 능력을 깨웠다. 1년이 지난 지금, 이제 이 말을 또 다른 베테랑 FA 선수가 똑같이 듣고 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마법사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33)다. 김상수는 지난 겨울 4년 총액 29억원(계약금 8억원·총 연봉 15억원·총 옵션 6억원)의 조건으로 정들었던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에 둥지를 틀었다. FA 첫해, 새 팀 적응도 바쁜데 부담감의 연속이다. 팀이 투자한 거액의 ‘돈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선수층이 얇은 팀 사정상 자신이 모든 경기를 커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김상수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KT는 김상수에게 “편하게 하라”고 강조하면서 그가 짊어진 무게를 줄이도록 노력했다. 박병호 때와 똑같았다. 이 말을 들은 김상수는 1년 전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8일 미국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김상수는 “이강철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이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마음이 편해졌고 정말 고마웠다. 내 플레이에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상수도 박병호처럼 부활이 절실한 선수다. 김상수는 지난해 부상으로 72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타율 0.251에 29타점의 저조한 기록으로 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2년 연속 저조한 성적에 에이징커브라는 오명도 뒤따랐다. 지난해 박병호와 똑같은 상황이다. 새 팀 새 분위기 속에서 반등을 노린다. 김상수는 새 팀에서 다시 유격수 본분을 찾았다. 최근 4년간 삼성에서 2루수로 시즌을 준비하긴 했지만, KT에선 유격수로 돌아와 새 시즌을 준비했다. ‘유격수’ 김상수를 향한 구단의 믿음도 확고하다. “유격수로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라”고 말할 정도. 하지만 구단의 배려 속에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김상수는 “그런 믿음이 내게 좋은 시너지 효과가 될 것 같다”라며 구단에 감사함을 표했다. 새로운 팀, 새로운 동료들과의 호흡은 캠프를 통해 완벽히 다졌다. 김상수는 “적응은 다 했다. 어린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준 덕분에 젊은 선수들과도 많이 가까워졌다”라면서 “이제는 실전이다. 시범경기를 통해서 팀적으로 선수들과의 호흡을 더 다질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상수의 목표는 ‘팀 우승’이다. 그는 “일단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목표다. 그리고 팀이 우승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라면서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08 10:17
금융·보험·재테크

[2022 시중은행은] 횡령·금융사고에 신뢰 '흔들', 앱 하나로 모으고 '역대급 실적'

올해 은행권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리 상승기 수혜에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간 한 해였다. 동시에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을 위한 플랫폼 다지기에 나서면서 카카오뱅크·토스 등 차세대 금융 파고 속 나름의 준비를 해나갔다. 다만 은행권은 올해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로 뼈아픈 한 해를 동시에 보내야 했다. 우리은행에서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실이 드러났고,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가상화폐)과 연관된 72억2000만 달러(약 10조1686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사태도 드러나며 금융의 근간인 '신뢰'가 추락했다. 연이은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도마 위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에서는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횡령사건을 일으킨 인원 총 20명 가운데 14명이 은행 직원이었다. 은행권의 횡령사고는 타 업권에 비해 금액도 월등히 크다. 올해 금융권 횡령액은 790억91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22억원가량이 은행권 횡령이었다. 올해 횡령 사고의 빅이슈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었다. 해당 직원은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되는 금액을 관리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인수합병과 관련됐던 두 기업 간에 거래된 계약금 578억원 가운데 173억원가량을 출금하는 첫 횡령을 시작으로, 총 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했다. 이 사건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횡령 사건은 제가 백번 사과를 드려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부통제 부분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은 거액의 금융사고에 우리은행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금감원 측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사고자와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이상 해외송금 사건이 발생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규모만 1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12개 은행을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이상 외화 송금 혐의 업체는 82개사로 확인했고, 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가장 최근 금감원은 신한은행에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AML 업무 운영 체계와 국외 점포 등에 대한 AML 관리체계의 개선을 권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신한은행이 은행별 송금 규모에서 23억6000만 달러로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런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은 중대한 금융 사고 발생 시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에게 총괄 책임을 묻는 논의를 진행했다. 내부통제의 실효성 있는 작동을 담보하기 위해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및 임원의 내부통제와 관련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정 금액의 불완전판매, 횡령 사고, 피해가 큰 IT 전산 사고를 중대한 금융사고의 예로 들 수 있다"며 "이 방안이 확정되면 대규모 금융사고의 경우 대표이사가 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사고 발생 시점의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다했는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금융 사고 제재에 소급 적용은 쉽지 않고 사외이사는 기존보다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의 수장이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큰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횡령 사고 같은 건은 대부분 은행 내부에서 신고한다"며 "자체 감사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있고, 경각심을 갖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돈 쓸어담은 은행 사건·사고 속에서도 은행권은 금리 인상기 수혜 덕분에 이자이익이 늘었다. KB·신한·우리·하나·NH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조82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6조원에 가까운 액수다. 올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가 뛰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만 높아져도 이자이익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을 약 2900억원 차이로 앞질렀다.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3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등 금리 상승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의 '이자장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호황일 것이라는 얘기다. 금리의 흐름에 힘입어 시중은행이 물을 만나긴 했지만, 현재의 호황에 안주하고 있지만은 않다. 특히 금융시장 내 벽이 무너지며 토스나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금융권으로 손을 뻗으면서 전통 금융권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해였다. 모든 은행이 '디지털 뱅킹'을 외쳤다.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빅테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이에 올해 KB금융은 은행 앱인 'KB스타뱅킹'에 증권, 카드, 보험 등 6개 계열사를 탑재했다. 앱 하나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공모주 청약', 손해보험에서 제공하는 '미니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 앱 '쏠'은 '뉴 쏠'로 재탄생시켰다. 속도는 최대 4배 빨라지고 사용도 더 편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년간 고객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반영한 결과다. 나아가 금융그룹 차원에서 내년 유니버설뱅킹 앱 '신한유니버설간편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 앱인 '뉴 쏠', 카드 앱인 '신한플레이'와 별도로 은행, 보험, 증권 등 필요한 서비스만 탑재해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도 '우리WON뱅킹'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계열사 간 연계를 강화해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넓혔고 하나은행은 앱 '하나원큐'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직관적인 상품 설명과 가입절차를 활용해 MZ세대부터 디지털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현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회사의 금융서비스를 연계하는 단일 앱 방식의 플랫폼 형태는 점차 업종 간 겸영과 비금융 연계성으로 인해 디지털 유니버설 금융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21 07:00
프로야구

[IS 이슈] 미국행 선택한 심준석, 계약금 고민 덜어낸 한화?

고교 최대어 심준석(덕수고)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택하면서 한화 이글스의 계약금 고민도 사라졌다. 심준석은 16일 자정 마감된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드래프트에 나선다면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지만, 고심 끝에 빅리그행을 결정했다. 2023년 KBO 신인 드래프트는 기존 1차 지명과 2차 지명이 통합된 전면 드래프트로 9월 15일 진행된다. 지난해 리그 순위 역순으로 한화→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가 1라운드 전체 1~4번 지명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한화로선 심준석의 이탈이 아쉽지만, 계약금 줄다리기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현장에서 심준석 측이 원하는 계약금 규모가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급 이상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심준석의 덕수고 2년 선배인 장재영은 2021년 신인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으면서 계약금 9억원을 받았다. 신인 계약금으로는 2006년 한기주(당시 KIA)가 받은 10억원에 이은 역대 2위 기록. 장재영과 심준석은 시속 150㎞ 강속구를 어렵지 않게 던지는 오른손 파이어볼러라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실제 장재영급의 계약금을 요구할 경우 계약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됐다. A 구단 단장은 "선수는 더 받길 원하겠지만, 계약금을 많이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100만 달러(13억원) 그 이상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지난해 모습이라면 리그 전체에서도 톱이 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뭘 보여준 것도 없다. 계약금을 많이 주고 싶어도 줄 수 있는 근거가 애매하다. 잠재력만 갖고 (거액의 계약금을) 준다는 게 애매하다"고 평가했다. C 구단 단장은 "(높은 계약금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있을 거 같은데 올해 성적이 상당히 나쁘다. 돌려서 얘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안 좋다"고 했다. 심준석은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대형 에이전시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했다. 에이전트 쪽에서 선수 훈련을 정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 주변의 관계자들도 입김이 강해 녹록한 협상 상대가 아니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학창 시절의 사건·사고를 거론하는 야구 관계자도 있다. 한화의 시선은 이제 서울고 에이스 김서현으로 향하게 됐다. 김서현은 일찌감치 심준석과 신인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 지명을 다툰 오른손 파이어볼러. 올해 고교리그 성적이 3승 3패 평균자책점 1.38로 제구 난조에 시달린 심준석(2승 2패 평균자책점 5.14)보다 더 안정적이다. 현장에선 큰 이변이 없다면 무난하게 한화가 김서현을 지명할 것 예상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7 12:18
금융·보험·재테크

잇단 은행권 횡령사고에 금감원 '명령휴가제' 강화 추진

금융당국이 은행권 횡령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명령휴가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주요 시중은행, 은행연합회로 구성된 ‘금융사고 예방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0월까지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다듬고 있다. 은행권의 잇따른 횡령사고를 막고자 장기근무자에게도 명령휴가제를 예외 없이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명령휴가제도는 금융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직원을 불시에 휴가를 보낸 뒤 업무상 오류가 발생했는지 점검하는 제도다. 그동안 명령휴가제는 제대로 발동하지 않아 왔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실제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직원 중 명령휴가제 대상 직원은 평균 15.6%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금융사들은 내부통제 기준에 명령휴가 적용대상과 기간, 적용 예외 조건 등을 자율적으로 정해 왔다. 이 과정에서 대체인력을 두기 어려운 전문성을 지닌 업무를 담당했다면, 명령휴가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에 TF는 전문성이 필요해 장기근속한 경우에도 예외 없이 명령휴가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사고 차단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해 시스템 접근 통제 고도화를 추진하고, 채권단 공동자금관리 검증을 의무화한다. 또 자금 인출 단계별 통제도 강화하고, 수기 문서의 관리 및 검증 체계 강화도 검토한다. 이는 최근 700억원으로 늘어난 우리은행 횡령사고에서 해당 우리은행 직원이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10년간 장기 근무하고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 관리 중이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600여억원을 공문서위조 등 불법으로 출금했다. 아울러 금융 사고가 나도 정작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들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해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 책임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법 개정안 추진도 협의할 예정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8.01 17:59
프로야구

[IS 포커스] '타율 0.218' 강민호, 삼성의 '안방 딜레마'

안방마님 강민호(37·삼성 라이온즈)를 둘러싼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민호의 후반기 첫 3연전 타율은 0.182(11타수 2안타)다. 팀이 13연패를 탈출한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전반기 0.220이던 타율이 0.218(234타수 51안타)까지 더 떨어졌다.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KBO리그 타격 꼴찌에 해당한다. 강민호는 자타공인 삼성의 주전 포수다. 25일 기준 팀이 치른 88경기 중 48경기(54.5%)에서 선발 마스크를 썼다. 지난해(76.3%)보다 선발 출전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팀 내 입지가 가장 크다. 그런데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심각한 수준까지 떨어져 기용이 적절한지 물음표가 찍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강민호의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0.24에 불과하다. WAR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보다 팀에 몇 승을 더 안겼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수치가 마이너스라는 건 그 선수를 기용하는 게 팀에 손해라는 걸 의미한다. 삼성은 강민호의 백업 자원인 김태군과 김재성의 타격 성적이 준수하다. 김태군은 64경기 타율이 0.324(148타수 48안타), 김재성도 31경기에서 타율 0.341(82타수 28안타)를 기록 중이다. 김태군의 WAR이 1.55, 김재성은 0.61.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강민호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출전 기회가 불규칙하다는 걸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다. 객관적 기록만 보면 김태군과 김재성 조합으로 안방을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강민호를 1군에서 빼는 게 쉽지 않다. 강민호는 지난겨울 삼성과 FA(자유계약선수) 잔류 계약을 했다. 4년, 최대 36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총 20억원, 인센티브 총 4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서른일곱 살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개인 세 번째 FA 계약으로 ‘돈방석’에 앉았다. 거액을 투자한 삼성으로선 강민호의 부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된 투자"라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강민호는 올 시즌 1군 엔트리 제외가 단 한 번도 없다. 심각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세 피렐라(374타석)와 오재일(342타석)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263타석을 소화했다. 삼성은 지난 22일 키움전 9회 김재성이 극적인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팀의 패배 빛이 바랬지만 간결한 스윙으로 타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이튿날 경기 선발 마스크를 강민호에게 맡겼다. 김재성은 선발 포수로 나선 24일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기 출전에 관한 질문에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는 애길 자주한다. 강민호의 타격 컨디션을 고려하면 1군 엔트리 운영에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25 14:06
금융·보험·재테크

[권지예의 금융읽기] 은행 직원이 600억 횡령? "돈 맡겨도 괜찮나요"

우리은행 직원이 6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2012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우리은행은 10년 동안 이 사실을 잡아내지 못했다. 과거를 돌아보니 지난해에도 우리은행에서는 2차례 횡령이 발생했다. 2016년부터 보면 15건이다. 은행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금융감독원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 소비자는 1금융권마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례 없는 600억 원대 횡령 '충격' 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금전 사고 중 횡령 유용은 2건으로 액수는 총 4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의 횡령 유용 사고액은 2016년 13억1000만 원(6건), 2017년 2000만 원(2건), 2019년 5억8000만 원(2건), 2020년 4억2000만 원(3건)이었다. 금액의 대소를 막론하고, 꾸준히 횡령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은행 내부 통제에 지속해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최근 발생한 600억 원대 횡령 사건은 우리은행이 지난달 27일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거액 횡령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오후 1시 50분께부터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한 해당 횡령 사건의 중심에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 A씨가 있었다.기업개선부는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부서로, 빼돌린 자금은 업무 중 생긴 계약금이었다. 계약금의 출처는 이란의 가전업체인 '엔텍합'이라는 곳이었다. 이 회사가 한국의 '대우 일렉트로닉스'라는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약금을 관리하던 곳이 우리은행이었다. 하지만 기업인수에 문제가 생기면서 계약이 해지됐고 엔텍합의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게 되면서, 이를 별도 계좌에 관리해 오던 우리은행 A 씨가 서류 조작 등의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이다. 10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묻혀있던 이 사실은 엔텍합의 대주주가 2015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계약금과 이자를 돌려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이 소송은 2019년 한국 정부가 최종 패소하면서 돈을 돌려줘야 하게 됐는데, 올해 초 이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이던 우리은행이 횡령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금융당국도 사태 파악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에 허점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고, 우리은행 회계 감사를 담당한 법인에 대해서도 감리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융권은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600억 원이라는 금액이 금융 사고 전례에 없을 정도로 큰 액수"라면서 "고객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보면 더없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렇게 큰 금액을 빼돌리는데, 왜 외부 실사에서까지 걸러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내 돈 괜찮나요?" 불안해진 고객들 모두가 믿고 이용하는 은행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데에서 더욱 내 일처럼 와 닿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있는 B 씨는 "여기는 괜찮은지 물어보는 고객부터 이번 횡령사건에 관해 묻고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얘기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사건이 이슈화되며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번 횡령 사고로 우리은행이 그 돈을 갚아야 한다는데, 우리은행 예금을 빼야 하나" "차장급 직원이 혼자 했을 리 없다" "10년 동안 몰랐던 우리은행도 대단하다" 등의 글이 공유됐다. 올해 초 오스템임플란트 등 기업에서 수천억 원대 횡령사건이 터졌던 사례도 있었지만, 은행에서 매년 이런 횡령 사고가 터진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우리은행의 횡령 유용 사고만큼은 아니지만, 시중은행에서 이런 사건은 계속됐다. 지난해 은행권의 횡령 유용 사고는 16건으로 금액만 67억6000만 원에 달했다. 은행 중에는 하나은행이 35억9000만 원(3건)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농협은행(25억7000만 원, 2건), 우리은행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1건에 8000만 원, KB국민은행은 3건에 2000만 원 등이었다. 금감원이 이번 횡령 사고를 우리은행을 총 11차례 검사하는 동안 알아내지 못했다는 점 역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우리은행 직원의 거액 횡령 건을 적발하지 못한 금감원을 놓고 금융권 일부에서 ‘금감원 책임론’, ‘검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종합검사부터 경영실태 평가는 물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한 우리은행 현장 종합감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정은보 금감원장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달 29일 "금감원이 왜 횡령을 밝혀내지 못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 후 2일 이런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은행에 내부 통제 시스템을 긴급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자체 내부통제 점검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전체 영업점 및 본부부서를 대상으로 보관 중인 통장의 보관관리 및 업무처리 적정성을 점검했다. 신한은행도 은행 및 타사 보유자산 등 모든 자산에 관련한 계좌 보유 적정성, 지급처리 적정성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가장 불 끄기에 시급한 건 우리은행이다. 무너진 고객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나섰다. 이 행장은 지난달 29일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공적자금의 멍에를 벗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될 횡령 사고가 발견됐다"며 "현재 관련 직원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조사 결과에 따라 당사자는 물론 추가 연관자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일 이 행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장과 17개 국내 은행장 간 간담회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5.04 07:00
연예

박효신 "나조차 상상못해" 분통…3년간 활동 못한 충격 이유

가수 박효신이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와 법적 분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15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박효신은 최근 인터넷 팬 카페 소울트리에 “지난 3년 간 음원 수익금, 전속 계약금도 받지 못했다”며 그간 공식활동이 뜸했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박효신은 “2019년 러버스 공연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을 거라는 건 저 역시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전부터 조금씩 미뤄져 오던 정산금은 콘서트 정산금까지 더해져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효신은 “최대한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결국 지금의 소속사(글러브엔터테인먼트)와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효신과 소속사의 법적 분쟁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6년 닛시엔터테인먼트 그룹은 박효신이 전속계약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효신이 받은 계약금 전액을 반환, 양측 모두 소를 취하하며 갈등이 봉합됐다. 2년 뒤인 2008년에는 인터스테이지가 박효신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효신 측은 소속사가 부당한 일처리와 미흡한 지원, 박효신의 인감을 위조해 거액의 유통계약을 몰래 체결하고 지방공연 업자들에게 사기를 치는 등의 행각을 벌였다며 맞소를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소속사의 소속사의 편을 들어줬고, 박효신에게 15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박효신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 소속사의 도움을 받아 인터스테이지에 대한 채무를 모두 정리했다. 젤리피쉬와 원만하게 전속계약을 마친 뒤 글러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으나 다시 한 번 갈등을 빚게 됐다. 박효신은 이와 관련 팬카페에 “또 이런 일에 놓인 내 자신이 너무나도 밉고 원망스러웠기에 어쩌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여러분 앞에 설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너무나도 철없고 바보 같은 생각에 온종일 갇혀 지내기도 했다”며 “아프고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박효신은 8집 앨범 발매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나무(팬 애칭)들에게 반가운 앨범으로 먼저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어 뮤지컬에서 먼저 만나게 될 것 같다. 나무들과 마주하게 되는 그날 웃는 얼굴로 함께하길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효신은 오는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한다. 4년 만의 뮤지컬 무대 복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2022.04.16 09:18
야구

FA 유출 끝 두산, 리툴링 준비 완료

두산은 지난해 12월 17일 “김재환과 총액 11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55억원과 연봉 55억원, 인센티브 5억원 등 총액 115억원 규모다. 김재환의 잔류로 오랜 기간 이어진 두산 발 FA 엑소더스는 일단락됐다. 2014년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의 이적을 시작으로 총 11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고 두산을 떠났다. 특히 김현수(LG), 민병헌(롯데),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박건우(NC)는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를 맡았던 중심 타자들이 대형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겼다. 이들의 계약 금액 합만 512억원이다. 연평균 금액 합계도 약 120억원에 달한다. 계약금을 합한 액수라고는 해도 두산의 지난 시즌 팀 연봉인 70억1400만원의 1.7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모든 내부 자원을 붙잡지 못했지만, 팀의 뼈대는 남겼다. 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선수들이 나가고도 두산의 현 상황이 리빌딩(rebuilding. 성적 대신 유망주 육성을 중시하며 팀을 완전히 재건하는 작업)이 아닌 리툴링(retooling. 일정 이상 성적을 내면서 전력 일부를 교체하는 작업)인 이유다. 두산은 이미 꾸준히 리툴링을 진행했다. 이적한 11명의 선수들이 대부분 주전급이었지만, 그때마다 대체자를 찾아내면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100억원 이상을 들여 잡은 4번 타자 김재환은 타선의 중심이다. 잠실구장에서도 30홈런이 가능한 김재환의 장타력은 역대 두산 선수 중 으뜸이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각각 내야와 외야 수비의 중심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되는 5년 계약을 맺었던 정수빈은 김재환과 같은 해 계약이 마무리된다. 같은 때 7년 계약을 맺었던 허경민은 계약 4년이 마무리된 후 선수 옵션으로 3년을 더 뛰거나 FA 권리를 다시 행사할 수 있다. 고액 계약 3명을 비슷한 시기에 묶은 두산은 앞으로 4년 동안 우승을 향해 달릴 수 있게 됐다. 4년 후 상황에 따라 투자나 리빌딩을 선택할 자유가 생겼다. 당분간 대형 계약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 주전 중 FA를 앞둔 이는 주전 포수 박세혁뿐이다. 지난 시즌 91경기에 출장한 박세혁은 수비는 뛰어나지만 타격이 따라주지 못했다. 시즌 OPS가 0.566에 불과했다. 데뷔 이래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대체자가 없는 박세혁은 두산이 잡아야 하는 자원이다. 박세혁의 백업 포수인 장승현과 최용제는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박세혁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대형 계약을 기대할 성적이 아니라 두산의 여력으로도 잔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채워야 할 빈자리는 있지만 자원은 갖췄다. 내야에서는 기존 주전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이 노쇠화로 사실상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 꾸준히 기용 받았던 안재석, 강승호, 박계범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100억 타자’ 박건우가 빠진 외야의 빈자리에는 지난해 133경기 418타석에 나왔던 김인태, 박건우의 보상 선수 강진성이 기용될 예정이다. 휘문고 3학년 때 타율 0.500을 기록하며 1차 지명으로 입단했던 외야수 김대한도 2월 군 복무를 마친다. 아직 박건우에 비견될만한 후보는 없지만, 외야 리툴링을 위한 최소한의 재료는 갖춘 상태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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